[이상은 칼럼] 국회 청문회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2023-10-02

유통망 투명성 높이는 블록체인 기술, 유통 판도 바꾼다

이상은 칼럼니스트(시더스그룹 회장)“태주와 서현은 약혼한 사이다. 태주는 서현에게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러 반지를 살펴보았다.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다이아몬드. 그 의미를 특별하게 하려면 출처도 깨끗하게 검증된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블록체인을 적용한 유통의 핵심은 생산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진짜’를 구별하는 것이다. 지난주 칼럼에서 ‘살충제 달걀 파동’을 예로 들어 이것을 설명했다. 보고서 ‘블록체인 트렌드 2022~2023’(비즈니스북스)에 관련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그런데 마침 매장 직원이 태주에게 에버레저(Everledger: 다이아몬드 보증 사기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에 기반하여 2015년에 설립된 영국의 스타트업 회사)의 품질보증서가 있는 다이아몬드를 권했다. 아프리카 내전의 상징인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신성한 결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조언과 함께 에버레저의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보증된 다이아몬드는 품질만큼 출처도 믿을 만하다고 설명한다. 태주는 매장 직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현도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만큼 유래와 과정의 깨끗함도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하게 이력 확인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유통 과정이 깨끗한 다이아몬드를 약혼자에게 선사한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투명하게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과 유통이 결합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가 바로 이것이다.

예컨대, 집을 마련하는 게 고민인 가장이 있다고 하자. 그는 블록체인 부동산 시스템으로 희망지역 매물들의 소유권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엔 부동산 중개소들을 찾아다니면서 수수료를 내고, 소유권이나 근저당 설정 등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번거롭게 서류들을 발급 받아야 했다. 이젠 블록체인을 통해 서류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개 수수료도 절약할 수 있다.마트의 냉장 신선 코너에서 로메인 상추를 살펴보는 주부를 예로 들어 보자. 휴대전화로 포장 비닐에 있는 OR코드를 스캔하면 블록체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기록된 유통 경로와 농장 주소가 화면에 뜬다. 대장균으로 인한 식중독 문제가 없는 안전 농장이라는 인증이 나타난다. 안심하고 카트에 담을 수 있다.

기록내용 수정 불가능…신뢰성 투명성 확보

와인을 마시려는 사람들도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단 몇 초만에 유통정보를 검증할 수 있다. 와인의 라벨 가장자리에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산지와 유통정보가 검증되었다는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놓기 때문이다.블록체인과 유통이 결합하면 생산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진짜’를 구별할 수 있다. 일부 유통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제품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블록체인은 한 번 기록된 사실에 대한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위조 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 제품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성큼성큼 다가오는 ‘블록체인 세상’요즘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인사청문회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정책 능력과 도덕성을 고루 갖춘 장관 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해서 블록체인을 통해 신속하게 이력을 검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최소한 후보자의 검증자료 제출 불성실을 이유로 파행을 빚는 일은 사라질 수 있다.10년 뒤 보고서 ‘블록체인 트렌드 2032~2033’엔 사람의 이력을 신속하게, 투명하게, 정확하게,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 사례가 실릴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 확실하다. 식품부터 부동산은 물론 사람의 이력까지도 모든 게 기록되어 몇 초만에 확인되는 ‘블록체인 세상’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http://www.interview365.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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